국내 기상산업 발전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저조한 장비 국산화율을 높이고 수출산업화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등록된 기상업체는 모두 148개사다. 이 중 장비업체는 모두 131개사로 이들이 전체 기상업계 매출의 약 66%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기상청이 최근 실시한 기상장비 국산화율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상장비의 국산화율은 평균 29.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전문장비로 분류된 31개 중 자동기상관측장비(AWS·ASOS)와 농업기상관측장비(AAOS) 등 국산화가 이뤄진 제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50% 이하의 국산화율을 나타내고 있다. 온도, 풍향풍속, 자동기록기 등도 50% 이상의 국산화율을 나타내고 있지만 고부가제품인 초음파송수신부, 적외선송수신부, 안테나 등은 국산화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때문에 우리나라는 많은 기상장비를 외국에서 비싼 외화를 지불하고 들여와 쓰고 있는 실정이다. IT 강국이자 기상기후업무 역량 세계 7위를 자랑한다는 우리나라 기상산업의 안타까운 현주소다.
이처럼 국산화율이 저조한 이유로는 ▷기상장비 선진국 대비 큰 기술 격차 ▷국산 기상장비 개발 인프라 부족 ▷수출시장 개척 부진 등이 꼽히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기상산업은 기상청에서 발주하는 장비를 해외에서 들여와 납품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기상업계에서 툭하면 불미스러운 상호 비방 사태가 일어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좁은 내수 시장에서의 과당경쟁’ 때문이다. 기상산업진흥원 이승철 기반지원본부장은 “협소한 국내시장에서 과당 경쟁을 펼치는 데서 벗어나 이젠 수출산업화를 서둘러 하루바삐 해외시장으로 나가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기상제품 선진시장 진출은 물론 기상 후진국에 대한 장비 및 기술 판매 확대를 위해서도 국산화율 제고와 수출산업화는 시급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와 관련, 이 본부장은 “국가적으로 R&D(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국내 장비산업기술과 연구개발 성과물에 대한 기술사업화 지원이 필요하다”며 “타 분야 관련 기술의 융·복합화를 추진하고 기상장비 성능인증제도 활용 등을 통해 국내외에 걸쳐 제품 및 기술 공신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상산업진흥원은 기상산업 R&D 예산 확충과 수출시장 확대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본부장은 “9월에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시장개척단을 보내고, 10월 열리는 벨기에 세계기상장비 전시회 참가도 후원하는 등 국내 기상업체의 세계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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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