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내내 일교차가 10℃ 이상 크게 벌어지겠습니다”
요즘 뉴스 끝자락 날씨방송에서 자주 나오는 멘트다. 요즘 날씨는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이 돌아왔음을 느끼게 한다. 폭염과 열대야로 잠 못 이루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하다.
하루 중 최고기온과 최저기온의 차를 가리켜 일교차라 부른다. 아침 최저기온과 낮 최고기온의 차가 10℃ 정도로 벌어지면 신체의 저항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신경을 쓰게 된다.
일교차는 여름보다 가을에 심하다. 왜 그럴까? 바로 가을철에는 습도가 낮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공기 중의 습도가 높다. 하지만 가을철에 들어서면 북태평양고기압이 물러나고 양쯔강 유역에서 형성된 고기압이 이동해 상대적으로 공기 중에 습도가 낮아져 건조한 날씨가 나타난다.
습도가 높다는 것은 공기 중에 수증기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름에는 습도가 높아서 대기가 한번 뜨거워지면 잘 식지 않는다. 반면 가을에는 습도가 낮아져 대기가 빨리 뜨거워지고 빨리 식으면서 일교차가 심해지는 것이다.
한편 습도가 높고 낮음은 공기 즉 수증기(고체 상태면 얼음, 액체 상태는 물, 기체 상태는 수증기라 부름)가 가진 특성도 한몫 한다. 물은 비열이 가장 큰 물질이다. 비열이란 어떤 물질 1g의 온도를 1℃ 높이는데 필요한 열량, 즉 에너지를 가리킨다. 물질마다 뜨거워지는 정도가 다른 것도 바로 비열 때문이다. 물의 비열(cal/g·℃)이 1이라면 나무는 0.4, 철은 0.1 정도다. 이는 철이 가장 빨리 뜨거워지고 물이 가장 늦게 뜨거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대기 중에 비열이 큰 수분이 가을에는 적기 때문에 대기가 빨리 식는다. 낮동안 높아진 기온이 저녁이 되면 급격히 떨어지게 돼 일교차가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또 다른 가을 전령사 ‘안개’…일교차 큰 날 새벽기온 이슬점 도달해 생성
일반적으로 일교차가 커지면 새벽의 기온이 이슬점까지 떨어지면서 안개가 생긴다. 수증기로 포화되지 않은 공기를 냉각시키면 상대습도 100%가 되면서 포화상태에 도달한다. 이때의 기온을 가리켜 이슬점이라 한다. 대게 공기가 이슬점 온도 이하로 냉각되면 여분의 수증기는 응결해 물방울이 된다.
공기 중 수증기가 물방울로 바뀌면서 이슬이나 안개가 만들어진다. 특히 안개는 가을의 전령사라 불릴 만큼 가을이 시작될 무렵 자주 나타난다. 그래서 이무렵 이른 아침이면 도로에는 안개가 자욱해 교통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기도 한다. 추석 귀성행렬이 시작됐던 지난 2006년 10월 3일 오전 7시 50분쯤 서해대교에서 29중 추돌사고가 일어나 11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짙은 안개가 이 사고의 원인이었다. 이렇듯 일교차 심한 가을철에는 하루 중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아침·저녁으로 안개를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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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