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서 발생하는 지진 중 상당수는 주변 바다에서 발생하는 조석운동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팬실베니아주립대의 루카스 조에트 박사팀은 남극 로스해에 있는 빙하의 지진활동에 대해 9개월 동안 조사한 결과, 관측된 2만 회의 지진은 조석운동의 영향으로 판단된다고 최근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남극 동쪽 로스해에 있는 ‘데이비드 빙하(David Glacier)’의 지진 활동을 2002년부터 9개월간 조사했다. 데이비드 빙하는 면적이 700㎢에 이르는 거대한 빙하다.
원래 빙하가 바다 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땅이 흔들리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 그러나 연구진은 9개월 동안 빙하가 이동할 때 느껴지는 진동보다 강하고 더 오래 지속되는 진동이 2만회 정도 발생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진동은 25분마다 일정한 간격으로 일어났다.
연구진은 같은 기간의 조석운동 변화를 분석했다. 조석운동은 해수면이 달과 태양의 지표면에 대한 인력이나 지구자전의 원심력 변화로 인해 주기적으로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그 결과 빙하가 흐르는 속도가 조석의 영향을 받는 것을 알아냈다.
조수의 차이가 심할 때는 빙하의 속도가 약간 느려지면서 지진이 반복되는 시간 간격이 길었다. 반면 조수가 약할 때는 빙하의 속도가 빠르고, 지진이 반복되는 시간도 짧았다.
연구진은 주변 바다의 조석운동으로 빙하가 이동할 때, 얼음의 일부가 떨어져 나오면서 지진이 일어난다고 추측했다. 조석운동이 빙하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지진이 더 강하고 오래 지속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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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