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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3일·화)은 서리가 내린다는 절기, 상강(霜降)이다. 입추(立秋), 처서(處暑), 백로(白露), 추분(秋分), 한로(寒露)에 이어 가을 절기로서는 마지막이다.

 

일반적으로 상강 무렵에는 쾌청한 가을 날씨가 계속된다. 하지만 밤의 기온이 매우 낮아지는 때이기도 하다. 서리가 내리기도 하며 온도가 더 내려가면 첫 얼음이 얼기도 한다.

 

 

특히 이 무렵이 되면 농촌의 들녘은 가을걷이로 분주하다. 벼를 베고 타작을 하며 벼를 베어낸 논에는 다시 이모작용 가을보리를 파종한다. 밤·감과 같은 과실을 거두어들이며 조·수수 등도 수확한다. 서리가 내리기 전에 마지막 고추와 깻잎을 따고 다시 고구마와 땅콩을 캔다.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정성들여 가꾼 것을 이때 비로소 거두어 들이게 된다. 그야말로 수확의 계절이요, 한 해의 농사를 마무리하는 때가 바로 상강이다.

 

이와 관련된 속담으로 ‘상강 90일 두고 모 심어도 잡곡보다 낫다’ 가 있다. 상강은 10월 하순경이므로 이보다 90일 전인 7월 하순 모내기는 늦기는 하지만 그래도 벼농사가 다른 잡곡보다 낫다는 뜻이다. 식량사정이 극도로 어려웠던 옛날 남부지방에서 벼농사를 중요시한 데서 유래된 말이다.

 

또 다른 속담으로는 ‘한로 상강에 겉보리 파종한다’ 가 있다. 북부 산간지방에서는 보리의 안전월동을 위해 한로 때(양력 10월 8일경) 보리파종을 해야 하며 늦어도 상강(양력 10월 23일경) 전에는 파종을 마쳐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보리의 안전재배를 위한 파종 적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한편 이 무렵 제철음식으로는 국화전을 꼽을 수 있다. 무쇠로 만든 그릇에 기름을 두르고 여러 색의 국화꽃을 얹은 쌀이나 밀가루 등 각종 반죽을 놓고 지져 먹는다. 그밖에 국화주를 빚어 마시거나 화채를 비롯한 각종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정연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