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한반도에 연달아 들이닥친 태풍 볼라벤, 산바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농산물 수확량에 영향을 미쳐 가격이 오름세인가 하면 대표적 곡창지대인 전라남도의 쌀 수확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생강 가격이 작년보다 30% 가까이 올랐다. 생강은 10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수확하기 때문에 출하량이 많은 요즘 가격이 내려가야 하지만 올해는 오름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2일 현재 국산 상품 생강 1kg의 가격은 4860원이다. 평년 3379원에 비하면 43.8%나 올랐다. 이달 16일 5000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가격이 점차 떨어지는 추세지만 여전히 비싼 편이다.
국산 중품 1kg도 평년 2978원에 비해 22일 현재 4550원으로 무려 52.8%나 올랐다. 한달 전 3660원보다 24.3%나 가격이 뛰었다.
올해 많은 농산물이 기상재해로 가격이 올랐지만 생강은 그 가운데서도 운이 나빴다. 파종시기인 4월에 봄 가뭄을 만나 발아율이 낮았고, 생육시기인 8~9월에는 태풍이 문제였다. 뿌리식물인 생강은 지표 가까이서 자라는 식물인데 태풍과 함께 내린 비로 물에 잠기거나 쓸려가기 일쑤였다.
전국 생강 생산의 40%를 차지하는 충남 서산도 태풍 피해를 입으면서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30~35% 감소했다.
특히 국산 생강의 경우 10월부터 한 달 동안 수확한 생강을 저장해 놓고 1년을 쓰는데 올해는 생산량 자체가 줄었다. 주요 생강 수출국인 중국도 올해 생강 농사가 흉작이라 생강 가격은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 탓 볍씨 부족해···전남 쌀 생산량 15% 감소
지난 8월과 9월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볼라벤과 산바 등의 후폭풍으로 내년에 심을 볍씨가 부족한 현상도 나타났다.
국립종자원 전남지원은 최근 내년 벼 보급종 공급 예상량은 3690t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공급 계획량인 4200t보다 12%에 달하는 510t이 부족한 것이다.
전남지원은 쌀 전업농과 영농조합 등 우선 공급업체에 1590t, 일반농가 1490t, 태풍피해지역 610t을 각각 공급하기로 했다. 공급 품종 물량은 새누리 739t, 황금누리 375t, 동진찰벼 159t, 일미 129t, 운광 59t, 영호진미 29t 등이다.
전남지원은 부족한 종자 물량을 경북 등 태풍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다른 시·도의 잉여종자를 확보하거나 수매를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태풍 피해가 전국적인 현상인데다 수매 벼 품질도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우량볍씨 확보가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전남지원 관계자는 “종자 채집 논조차도 태풍 등의 영향으로 일부 논은 수확량이 ha당 500kg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올해 광주·전남지역 쌀 생산량은 72만7311t으로 지난해 85만6940t에 비해 무려 15.1%인 12만9629t가 감소했다.
벼 재배면적은 올해 17만3283㏊로 지난해보다 0.9% 줄어든 데 그쳤지만, 이처럼 생산량이 급감한 것은 8~9월 연이은 태풍으로 백수와 염해 등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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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