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서운 칼바람. 거리에는 잎이 모두 떨어지고 앙상한 나뭇가지들만 우두커니 서 있다. 추위에 맨몸으로 맞서는 모습이 한겨울 추위를 더욱 춥게 만든다. 하지만 냉동고 같은 요즘 날씨에도 꿋꿋하게 버티며 생명의 꽃망울을 지켜내는 식물들이 있다.
꽃눈의 대표 ‘목련’…두터운 털옷으로 꽃망울 감싸
▲갯버들의 겨울눈
통상 잎이 떨어진 나무들은 겨울눈으로 겨울을 보낸다. 겨울눈은 겨울을 지내기 위해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만드는 것으로 월동아(越冬芽)라고도 한다. 특히 겨울에 만들어져 꽃눈이 추위에 어는 것을 막기 위해 겨울 내내 이 상태를 유지한다. 이후 봄이 찾아와 기온이 올라가면 겨울눈에서 깨어나 꽃과 잎을 피우게 된다.
목련은 ‘꽃눈의 대표’라고 불린다. 꽃눈들은 두터운 털옷으로 옷을 갈아입고 겨울이 시작되면 그 속에 꽃망울을 숨긴 채 추위에 맞선다. 벚꽃이나 개나리 등도 꽃눈의 크기는 작지만 목련과 마찬가지로 겨울눈의 상태로 겨울을 보낸다. 커다란 꽃눈을 가진 큰 마로니에는 완벽하게 추위를 막기 위해 투명하고 끈적끈적한 아교 모양의 물질을 만들어 꽃눈을 보호한다.
상록수, 세포 속 탄수화물 만들어 얼음핵 생성 억제
맹추위에서도 본연의 자태를 유지하는 나무 중에는 단연 소나무와 대나무가 꼽힌다. 특히 소나무는 잎이 꽁꽁 어는데도 불구하고 죽지 않고 산다. 소나무를 이루는 세포들은 세포막 안에 얼음 알갱이가 생기지 않고 세포와 세포의 틈 사이에만 얼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소나무와 같은 상록수(常綠樹)는 세포 속에 탄수화물을 만들어 세포액의 농도를 증가시키고 이를 통해 식물 체내의 어는 점을 낮춰 얼음핵이 생기는 것을 억제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나무들은 잎을 모두 떨어뜨리고 겨울을 보낸다. 떨어진 잎들은 나무 주위에 쌓여 뿌리에 보온 역할을 해준다.
 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