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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혹한에 매섭게 몰아치면서 시베리아 찬 공기의 위력을 뼈저리게 느꼈던 요즘이다. 지난 4일 대관령이 -26.8℃까지 떨어지면서 연이은 한파의 정점을 찍기도 했다. 최근 기온이 -10℃ 이하로 내려가는 날이 자주 나타났다. 모두가 한목소리로 이렇게 추워도 되냐며 난리다. 하지만 우리보다 더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북한도 지난달 초강력 혹한을 보였다.

 

기상청이 최근 내놓은 북한 기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은 북한이 통계를 내기 시작했던 1973년 이후 39년만에 가장 추운 12월이었다. 북한의 12월 평균기온은 -8.6℃로 평년보다 무려 4.1℃나 떨어졌다. 북한 전체에서 기온이 평년보다 3~5℃ 정도 낮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기간별로는 12월 상순이 가장 혹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한반도기상기후팀 관계자는 “지난달 상순부터 찬 대륙고기압이 세력을 강하게 유지하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면서 “이 기간은 평년보다 무려 -6.5℃ 낮았다”고 설명했다. “12월 중순에는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일시적으로 추위가 풀렸었다. 하지만 한파가 또다시 찾아와 하순에는 평년보다 -4.3℃ 낮았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북한에는 눈도 많이 내렸다. 내린 눈을 녹여 잰 강수량은 26.9mm로 평년의 157%에 달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해안 지역은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해기차에 의해 많은 눈이 내렸으며 동해안은 지형적인 영향으로 눈이 내렸다”며 “북한 대부분 지역에서 평년보다 눈이 많이 내렸지만 삼지연과 강계 등 북부 일부지역은 70% 미만에 그쳤다”고 말했다.

 

지난달 5일 평양에는 18cm의 눈이 내렸으며, 15일 백두산의 삼지연에서는 44cm의 눈이 관측됐다고 북한 방송매체인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한편 지난해 북한도 이상기상 현상이 빈번했다. 봄철 가뭄, 여름철 집중호우, 겨울철 혹한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몸살을 앓았다.

 

지난해 연 강수량은 1208.6mm로 평년의 135%에 이르렀다. 기상청은 “북한 대부분 지역에서 평년보다 많거나 비슷했다”며 “특히 함경남북도 동해안 지역의 강수량이 상대적으로 많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연 평균기온은 8.1℃로 평년보다 0.4℃ 낮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11~12월은 평년보다 기온이 낮았고, 5월과 10월에는 평년보다 기온이 높았다”며 “하지만 한파로 인한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계절별로는 겨울철은 ‘한파’와 ‘가뭄’에 시달렸다. 지난해 2월 평균기온은 -6.8℃로 평년보다 2.2℃가 낮아 1973년 이후 세 번째로 추웠던 달이었다. 눈도 거의내리지 않아 2월 강수량은 4.5mm로 가물었던 2월로 기록됐다.

 

잦은 비로 인해 4월 강수량은 평년의 171%에 이르렀다. 반면 5월은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극심한 가뭄이 지속됐다.

 

여름철은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에 시달려야만 했다. 비가 내리면서 가뭄이 가시는가 싶더니 이내 폭우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여름철 강수량은 775mm로 역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태풍도 말썽이었다. 7호 태풍 ‘카눈’과 15호 태풍 ‘볼라벤’, 16호 태풍 ‘산바’가 한반도에 북상하면서 북한에도 큰 영향을 줬다.

 

더위는 늦게까지 지속되고 초겨울 추위는 빨리 찾아오면서 가을도 짧았다. 지난해 10월 17일, 백두산 삼지연에서 첫눈이 내렸다. 10월 초까지 이어진 포근한 날씨 때문에 첫눈은 평년보다 16일이나 늦게 관측됐다.

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