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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황사와 미세먼지로 전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기상청이 미세먼지 오보를 내고 이를 감추기 위해 관련 데이터를 삭제해 감추려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 3월 4일 새벽, 서해안에는 100㎍/㎥이 넘는 미세먼지가 관측됐다. 민간기상업체는 2일과 3일에 옅은 황사가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한 반면 기상청은 관련 예보가 없었다.
그런데 4일 새벽 3~5시 사이 기상청 관측장비에 안면도 228㎍/㎥, 흑산도 144㎍/㎥의 미세먼지가 관측됐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혹은 ‘매우 나쁨’ 단계까지 상승한 것이다.
4일의 미세먼지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서해안을 따라 북쪽에서 남쪽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한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한 원인에 대해 기상청 담당자는 “기계 이상으로 관측값이 튀었다”라고 설명했고 안면도와 흑산도의 해당 측정값은 삭제됐다.
일시적인 관측설비의 이상으로 잘못된 측정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그러한 경우 데이터의 신뢰성이 없어 삭제하는 것이 통상적인 경우라는 것이다.
기상청은 100㎍/㎥가 넘는 미세먼지 측정값이 ‘기기 이상’이라며 삭제했다. 그러나 인근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 역시 높았기 때문에 고의적인 삭제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자료=기상청 홈페이지>
그런데 같은 시각 안면도 인근 지역인 서산과 당진의 미세먼지 농도 역시 높았다는 결과가 공개되면서, 기상청의 설명대로 ‘기기 이상’이 아니라 ‘정상적인 측정값’을 삭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당일 같은 시각 충남의 미세먼지 농도를 보면 지역별로 40~50㎍/㎥인 곳도 있지만 100㎍/㎥를 초과하는 지역도 있었다. 충남 당진군 파도리의 미세먼지 농도는 3시 112㎍/㎥, 4시 105㎍/㎥였으며, 서산시 독곶리의 3시 미세먼지는 92㎍/㎥, 동문동은 112㎍/㎥였다.
따라서 백령도의 미세먼지 농도가 30㎍/㎥에 불과하더라도 안면도의 미세먼지 농도가 상당히 높았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실제로 흑산도의 삭제된 미세먼지 측정값이 144㎍/㎥였는데,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당일 진도의 미세먼지 농도는 112㎍/㎥까지 치솟았다가 서서히 낮아졌고 대관령 지역은 최고 196㎍/㎥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안면도와 흑산도의 3시간 측정값만 ‘기기 이상’을 이유로 삭제된 것이다.
설사 기상청의 주장대로 기기이상이 맞다고 하더라도 황사가 잦은 3~4월에 점검을 제때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이러한 의혹을 해소하고자 기상청 관측정책과에 의뢰했지만 담당자는 여전히 “기기 이상으로 관측값이 일시적으로 튄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아울러 관련 자료를 검토해 상세한 답변을 주겠다고 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아 삭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온케이웨더 인터넷뉴스팀 cvo@onk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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