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가 잦았던 수도권이 호우 다발지역으로 분류돼 내년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올해 여름 서울에는 한 시간에 100mm 이상의 집중 폭우와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했다.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도 속출했다.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흙탕물 앞에 도로와 건물은 순식간에 마비됐다. 서울의 침수는 지난해도 예외는 아니다. 국지성 호우가 쏟아져 도심 한복판이 물에 잠겼다.
이같이 제주도와 남해안에 비가 집중된다는 기후학적 통념이 깨지고 있다.
기상청은 실제로 지난 30여년간 한반도에서의 호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제주도와 남해안뿐 아니라 서울, 경기와 강원 영서지역도 큰 비가 자주 내려 호우 다발지역으로 분류됐다.
한강유역의 경우 북태평양 고기압의 위치가 북서쪽으로 확장한 현상과 관련해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했다. 시베리아 고기압의 확장으로 중부지역에 장마전선이 정체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최영은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는 “전선이 중부지방에 걸쳐있거나 중위도 저기압이 서해안을 거쳐 수도권으로 접근할 때 많은 강수가 내린다”고 말했다.
온난화로 인한 폭염 발생지역도 북쪽으로 확대됐다.
남부지방에 폭염이 잦았지만, 경기 남부와 강원 내륙 등 중부지방도 폭염이 잦아졌다. 수도권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은 지난 6월 20일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수도권은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에어컨 등에서 나오는 열기까지 더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5도 이상, 폭염주의보는 33도 이상 이틀간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 발효된다. 특히 올해는 기온이 오르면서 전력 사용량이 급증했고 전국 곳곳에서 전기 공급이 끊기는 정전 사태도 잇다랐다.
정현숙 기상청 한반도기상기후팀장은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 지금까지 통상적으로 경험하지 못했던 극한 기후현상을 지역적으로 경험하게 된다”며 “이에 따라 한반도 전체뿐 아니라 국지적인 지역별 기후변화 예측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태환 기자 pigletkt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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