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 어떤 질병과 재해가 발생할까. 오존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각종 질병과 재해에 관련된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온난화에 무심한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12월 발간된 월드포커스 잡지에서 외국에서 실시된 기후변화 관련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컬럼비아대학 공공보건대학원 교수 킴 놀턴과 환경과학자인 미리엄 로트킨 엘먼이 기후변화로 인해 더욱 빈번해질 6가지 재난과 경제적 손실을 분석한 내용이다. 6가지 재난은 오존오염, 폭염, 허리케인, 매개인자성 질병, 하천 범람, 산불이다.
기온이 상승하면 오존 영역에 비상이 걸린다. 오존 농도가 증가해 폐 기능을 손상시키고 기도에 염증을 일으킨다. 노약자나 환자,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병에 걸린 사람들이 갑작스런 증세악화를 경험할 수 있다.
높은 농도의 오존에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하는 환자가 증가한다는 사실은 이미 연구 결과로 입증됐다. 놀턴과 로트킨 엘먼은 미 환경보호청 연구원들의 2005년 조사 자료를 인용해 오존으로 발생하는 의료비용이 미국에서 연간 65억 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도 위협적인 재해다. 유럽에서는 2003년의 살인적인 무더위로 3만 5천명 이상이 사망했다. 열대야 현상과 더운 대기가 만들어낸 엄청난 양의 수증기가 결합해 폭염은 더 치명적이다.
더위는 급성신부전증과 심혈관 질병, 당뇨, 신장염 등을 유발한다. 2006년의 전 세계적인 폭염은 한 세기에 한 번 정도 찾아오는 현상으로 간주됐다. 하지만 최근의 기후예측에 따르면 금세기 말에는 매년 반복될 가능성도 있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바다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심각해진 재해도 있다. 바로 허리케인이다. 허리케인이 할퀴고 지나가면 수질오염과 일산화탄소 중독, 생존자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같은 심리적 질병이 증가한다.
여름철 수일간 이어지는 이상고온 현상인 열파와 가뭄은 임야를 건조시킨다. 대규모의 산불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다. 산불은 발생 후 기관지염과 폐렴 및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한다. 캘리포니아 대학은 향후 20년 동안 산불은 평소보다 21% 증가하고 금세기 말이면 84%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변화가 계속되면 모기와 진드기도 공포의 대상이 된다.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진드기가 옮기는 라임병의 발생 범위가 넓어졌다. 모기가 옮기는 질병인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는 마비 등의 신경적 증상을 유발한다. 2002년 루이지애나에서 유행해 약 1천8백만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혔다.
홍수는 2000년 이래 가장 빈번하게 일어난 재해로 실제로 경험한 인구가 가장 많다. 이렇게 홍수가 잦아진 이유는 지구온난화가 물 순환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비가 내리기만 하면 폭우라는 이야기다.
홍수가 나면 호흡기 질병과 설사병이 증가한다. 홍수는 쥐의 개체 수 증가도 야기해 유행성 출혈열을 일으키는 한타 바이러스를 확산시킨다.
이외에도 이상고온으로 돼지풀의 꽃가루가 많아져 알레르기 질병이 증가한다거나 오존이 사라지면서 발암성 자외선이 피부암을 유발하는 등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기후변화 관련 재난은 엄청나다.
하지만 전세계 사회 곳곳 기후변화 위험성에 대한 인식과 체계적 대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맥길대학의 포드교수는 “20년간의 연구로 기후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구체적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막는 방법에 대한 노력이 미미하다. 갈 길이 너무도 멀다”고 말했다.
<사진 농진청 발간 world focus 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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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