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매미소리가 유난스러웠다. 장마가 길어지면서 매미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매미는 짧은 여름 한철살이 곤충이다. 장마기간 사이사이로 맑은 날이 찾아올 때 매미의 성충화가 집중되면서 집중우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집중호우·이상기온…생태계 지각 변동
긴 장마는 물 웅덩이의 모기 서식지를 훼손시켜 모기 숫자를 감소시켰다. 개구리, 맹꽁이 등 양서류 개체수도 급격히 줄었다. 또한 이상고온으로 개체수가 증가한 경우도 있다. 말벌이 기승을 부린다는 신고건수가 재작년 대비 2배 증가했다.
이상기온 현상으로 숲의 모습도 변했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한대성 수종이 쇠퇴하고 있다. 한라산과 덕유산에서는 한대 수종인 구상나무림 분포면적이 1981년부터 2007년까지 18% 감소했다.
연평균 기온상승으로 지리산 숲도 온대수종인 소나무 밀도가 감소했다. 반면 난대수종인 비목나무와 때죽나무는 오히려 증가세가 뚜렷해 지고 있다.
폭우…부유쓰레기 유입 등 수자원 오염
지난해 여름 폭우로 광주시 경안천과 곤지암천 인근의 광주, 곤지암, 오포 등 3개 하수처리장이 침수돼 미처리수가 팔당호로 유입됐다. 남·북한강 상류에서 떠내려 온 쓰레기가 팔당호에 쌓여 거대한 쓰레기섬을 형성했다. 한 달만에 쓰레기 860톤이 유입됐다.
북한강에는 동절기에 때아닌 조류 과다번식 현상이 발생했다. 남조류의 일종인 아나베나 (Anabaena)의 대사과정에서 발생되는 지오스민 (Geosmin, earth smell) 현상은 주로 여름철인 6월에서 8월 사이에 나타난다. 지난해는 11월 초에 지오스민 현상이 나타나 팔당 취수장 수돗물에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들끓었다. 11월 평균기온이 재작년 대비 3.9도나 높았고 수온도 3.4도나 높은 상태에서 발생한 결과다.
온실가스 증가…대기질 악화
작년 권역별 여름철 대기질 평가 결과 일산화탄소 (CO) 2.9%, 질소산화물 (NOx) 2.8%, 오존 4.8% 증가했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 8시간 평균 오존 농도 분석 결과 영남권에서 4.6ppb로 증가폭이 가장 컸다. 남한지역 평균 오존 농도도 3.6ppb 늘었다. 오존 농동의 환경기준치 초과 빈도 증가 분석 결과 영남권에서 13.10일, 충청권 9.14일, 강원권 8.39일, 수도권 7.82일, 호남권 3.08일 증가의 순으로 분석됐다.
IPCC 시나리오…오존 농도 미래 영향 심각
한국환경정책 평가연구원은 IPCC SRES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Special Report on Emission Scenarios) A1B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미래 오존 농도 증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1995년 대비 2055년 남한 전체에서 4,160명이 조기 사망할 것으로 예측됐다. 배출량의 변화 없이 기상만 변화하는 경우에도 증가된 오존농도로 2,294명의 조기 사망자수가 예상되고 있다.
수요자 중심의 감시·예측 능력 강화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파괴가 심각해지면서 정부와 지자체, 기관들이 대책 강구에 나섰다. 자연재해로 인한 수질오염과 재해쓰레기 발생 등의 2차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환경기초시설의 체계적인 대응체계도 마련한다. 이상고온과 저온 발생에 대비해 사전 대비책도 강구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후변화 대비를 위한 대기질 관리 정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상기후 감시와 분석을 위해 선진 장기예보 생산체계도 시범 구축했다. 시스템 개선과 이상기후 확률예보 생산 자동화 시스템이 한 예다. 국내외 기후예측 전문가와의 정보교류와 이상기후에 관한 교육을 통해 각종 인프라도 강화한다.
기후예측정보 사용자와의 소통강화를 위한 협의회 개최도 추진되고 있다.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집대성한 ‘이상기후보고서’도 정례화해 발간할 예정이다. 수요자 중심의 이상기후 감시 활동과 대국민 홍보 서비스 강화를 통해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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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