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지고 있는 기상이변으로 새 방재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1970년대 이후 국지성 집중호우가 늘었다. 강우패턴도 급변하고 있다. 1시간 50mm 이상 집중호우 발생 횟수가 70년대 5.1회에 비해 12.3회로 2.4배 증가했다. 일 강수량도 100mm 초과횟수가 70년대 60.7회에서 100.3회로 1.6배 늘어났다.
집중호우·태풍·폭설 등 풍수해…인명·재산 피해 잇따라
지난해 집중호우로 곳곳에 피해가 속출했다. 밀양 양지와 서울 우면산 등에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했다. 자연재해로 인한 인명피해 63명 중 51명이 산사태로 사망했다. 지난해 8월 9일 하루 동안 420mm의 비가 내린 정읍에는 하천이 범람하고 저지대 시가지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상류에서 유입된 흙, 나무 등에 의해 기존 배수시설 기능이 마비돼 서울 광화문, 대치동, 서초동, 경기 동두천, 파주시 등에서 침수피해가 이어졌다.
9호 태풍 ‘무이파’가 서해와 남해상에 10시간 이상 강한 바람을 몰고 오면서 전남 신안, 완도, 진도 등 해안과 수산시설에 피해가 집중됐다.
100년만의 기록적인 폭설로 총 750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포항은 도심교통과 물류수송 기능이 마비됐다. 강릉, 동해 등 주요도시의 교통기능도 일부 통제되면서 산업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 삼척 국도 7호선 교통 통제 시기가 늦어져 차량 169대, 380여명이 도로상에 고립되는 사태도 빚어졌다.
여름 폭염으로 인명피해도 컸다. 폭염으로 사망 6명 등 443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대부분 논밭과 비닐하우스 등에서 강한 열사로 인해 사망했다.
재난관리 종합대책 등 강화
기상이변으로 재난재해 발생률이 높아지자 정부는 대응마련에 나섰다. 총리실 주관 ‘재난관리 개선 민관합동 TF’를 구성했다. 올해 재해관련 예산도 작년보다 21% 늘린 약 5조원을 편성했다.
정부는 기후변화대응 방재기준도 재설정했다. 도시지역 내 침수피해 예방을 위한 지역별 통합 방재성능목표를 설정·운영하기로 했다.
여름철 풍수해 사전대비와 홍보도 강화된다. 산간계곡과 유원지 등 재해취약지역 2,096개소를 지정해 특별관리한다. 역사 12개역 15개소 출입구 계단 턱도 높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24시간 상시 작동하는 상황관리체계를 기상청 등 유관기관에서 실시한다.
홍수통제 시스템을 활용해 전국 3,462개 지점 실시간 강우상황도 모니터링된다. 민관 협력 조기경보체계도 구축했다. 주택과 도로인접 급경사지 등 인명피해 우려지역을 특별관리하고 주민대피 체계도 강화했다.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저수지 139개소도 특별지정·관리된다.
폭염에 대비해 무더위 휴식시간제 운영을 개선·확대할 방침이다. 폭염 취약계층 재난도우미도 확충한다. 풍수해 보험도 개선할 예정이다. 보험금 지급기간을 14일에서 7일로 단축했다. 정부가 보험료의 55~62%를 지원해 개인보험료 부담도 덜어줄 방침이다.
국제사회의 방재실천계획 이행노력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인천선언문 이행을 위해 마련된 ‘기후변화대응 방재실천계획 추진을 위한 Action Plan’이 확정됐다. 한·중·일 재난관리 협력 공동성명서도 채택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재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긴급구호 지원활동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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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