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당신의 호흡기는 건강합니까’라고 아침인사를 해야 할 지경이다. 천식이나 비염 등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해마다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특정 질환 진료현황에 따르면 황사철인 3월부터 5월까지 천식으로 치료 받은 환자는 2007년 118만788명에서 2010년 132만 3129명으로 증가했다. 황사로 인한 대표적 질환인 비염, 결막염, 자극성 접촉 피부염도 급증하고 있다.
계절별 이상기후…질병 피해 급증
봄·가을에는 황사, 여름에는 폭염과 수인성 전염병, 겨울에는 감기 등 기후변화에 따른 질병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3차 보고서에 따르면 여름철 평균기온 2도에서 3도가 상승할 때 폭염발생 빈도는 약 2배 증가한다.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 6대 도시 평균기온은 1.8도 올랐다. 2050년 폭염발생 일수는 약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는 1994년 폭염으로 서울에서만 889명이 사망했다. 대부분 65세 이상 노인과 기저질환자 등 취약계층이었다. 지난해 여름에도 온열질환자수는 총 443명이었고 사망자도 6명이었다. 노로바이러스(Noro Virus) 식중독 피해도 심각했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환자가 2009년 709명에서 2010년 887명으로 증가했다.
감기가 심해져 폐렴 증세를 보이는 영유아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초 8.8%에 불과했던 RS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검출율이 11월 초에는 무려 21.3%까지 급증했다. 이는 재작년 같은 기간발병률의 2배에 달한다. 건강보험관리공단도 지난 5년간 월별 폐렴환자수가 4월 최대치를 기록하고 5월도 지속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기후변화…건강 예방·감시 강화
가장 사상자를 많이 낸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 강구되고 있다. 올해부터 2014년까지 폭염 건강피해 조사감시를 위한 감시체계를 보강 구축할 예정이다. 저소득층과 독거노인 등 폭염 고위험 인구집단 데이터베이스도 보강된다.
정부는 바이러스성 식중독에 대한 안전관리를 위해 ‘IT 기반 e-식품안전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기로 했다. 한파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됐다. 응급실을 기반으로 한랭손상과 저체온증을 조사하고 감시하는 사업이 올해부터 시행된다.
지역별로 기상재해 응급대응 건강평가사업(PHASER)을 도입해 건강수준을 조기에 판단할 방침이다. 이는 미국에서 태풍,홍수 등 기상재해가 발생할 때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공중보건학적 수요조사를 수행하는 사업이다. 생명과 직결되는 기상재해인 만큼 기후변화로 인한 질병 피해 대응전략도 발빠르게 마련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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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