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에서 활짝 핀 복수초]
여전히 동장군의 기세가 매서운 2월. 추위를 견디며 귀한 생명을 키워온 이들이 있다. 이들은 눈도 채 녹지 않은 추운 세상 밖으로 얼굴을 내밀며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린다.
지난달 30일 전남 완도 상황봉 중턱에는 복수초가 노란 꽃망울을 터뜨렸다. 경남 진주에서도 ‘섣달에 피는 매화’라는 뜻의 납매가 지난해보다 3주 이른 1월 말 개화했다. 붉은 동백꽃도 남쪽지방을 시작으로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다. 겨울에 피어나 더 귀한 2월의 꽃을 소개한다.
복수초는 산에서 만날 수 있는 야생화다. 보통 2월 중순에서 말 노란빛의 꽃봉오리가 눈을 뚫고 솟아나온다. ‘눈 속의 풀’이라고도 불린다. 10~15cm 되는 작은 키의 줄기에 4~6cm의 꽃이 핀다. ‘복수(福壽)’라는 이름에는 복을 많이 받고 장수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몇몇 학자들은 복수초가 자체적으로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어 꽃봉오리 속의 온도가 노지상의 온도보다 3~5도 정도 높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여름이 되면 하고현상(고온이 되면 고사하는 현상)이 일어나 노지 상에서 사라진다.
[매화]
매화는 매서운 추위를 뚫고 꽃을 피워내는 의연함이 군자의 고결함과 같다 하여 예로부터 난초·국화·대나무와 함께 사군자로 꼽혔다. 겨울이 채 가시지 않은 2월부터 진한 향기를 뿜어내며 흰색과 홍색의 꽃잎을 피운다. 늦게는 4월까지 개화한다.
백색 매화는 활짝 핀 것보다 봉오리가 더욱 아름답고, 홍매화는 활짝 핀 모습이 더 매력적이다. 꽃말은 고결, 인내, 충실이다. 경상북도 안동의 시화(市花)이기도 하다.
[국립산림과학원 정원에 핀 납매]
납매는 꽃 중에서 가장 먼저 핀다고 해 ‘꽃소식’이라는 뜻의 ‘화신(花信)’으로도 불린다. 추위를 뚫고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에 비유해 ‘한객(寒客)’이라고도 한다. 개나리꽃처럼 샛노란 빛깔에 진한 향기가 있어 조경수로 인기 있다.
대개 2월초에 잎보다 먼저 노란색 꽃이 핀다. 지름 2cm 정도의 작은 꽃들이 초겨울부터 이른 봄까지 핀다. 꽃잎 바깥쪽은 연한 노랑색이고 안쪽은 암갈색이다. 중국이 원산지로 추위에 잘 견뎌 전국 어디서나 생육이 가능하다. 올해는 포근한 기온과 삼한사온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3주 정도 일찍 꽃망울을 터뜨렸다.
[거제에 핀 붉은 동백꽃]
동백꽃의 ‘동백(冬柏)’은 추운 겨울에도 피어난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남해안에서는 대개 2월초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고, 가장 늦게는 4~5월쯤 개화하기도 한다. 한겨울에도 날씨가 조금 주춤해지면 불붙듯 붉은 꽃을 아름답게 피운다. 동백꽃의 꽃말은 ‘신중’이다.
<사진> 강릉명산산악회, 국립산림과학원, 공감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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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