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더 Inside > 웨더 Inside > 날씨를 마음대로…기상조절사업 부각

개폐막식 당일에는 하늘의 비구름을 소산시켜 세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날씨를 인간 마음대로 조절하는 마법, 기상조절 기술이다.

기상조절…날씨를 마음대로

기상조절이란 날씨를 마음대로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태풍, 장마, 가뭄 등의 자연재해의 피해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과 과학이 만났다. 인공적으로 비나 눈을 내리게 하거나 안개를 없애고 폭풍우를 완화하는 것 등이다.

인공강우를 구름이 없는 맑은 하늘에서 비를 내리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현재 과학기술로는 불가능하다.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는 구름에 인위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최선이다.

인공강우의 원리는 ‘구름에 비 씨앗 만들기’다. 구름은 있지만 빗방울을 만드는 응결핵이 적어 구름방울이 빗방울로 자라지 못할 때 인공 ‘비 씨앗’을 뿌려 비를 내리게 한다. 드라이아이스나 요오드화은과 같은 씨앗을 구름에 뿌리면 이들은 주변의 구름입자를 흡수해 몸집을 키워 비를 만든다.

차가운 구름에는 드라이아이스 같은 냉각물질을 뿌려 얼음 결정 형성을 촉진시킨다. 따뜻한 구름에는 주변 수증기를 끌어들이는 염화나트륨을 뿌려 구름 응결을 빠르게 촉진한다. 구름씨는 비행기를 이용해 뿌리거나 지상에서 대포로 쏘아올릴 수 있다.

<비씨앗을 뿌리기(시딩) 위해 구름속으로 진입 중>

<구름 속 염화칼슘 시딩 모습>

37개국…기상조절 사업 집중

미국기상연구대학협력체에서 조사한 ‘세계 기상조절 현황’을 참고하면 현재 인공강우 기술은 미국, 멕시코, 오스트레일리아, 태국, 중국 등 세계 37개국에서 실용화됐다. 현재 150개 이상의 기상조절 프로그램이 수행중이며 미국과 중국이 가장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은 기상조절이 연구단계를 넘어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는 단계다. 연간 약 1천억원의 예산과 200명의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매년 40개 이상의 인공강우 업무가 수행되고 있고 연평균 약 20%의 증우 효과를 보고 있다.

중국은 연간 800억원의 예산과 3만7천명의 전문 인력을 인공강우 연구에 투입하고 있다. 길림성 등 각 성에 하나 이상의 인공강우센터를 보유해 총 31개소 이상의 센터가 운영중이다. 연간 37대의 전용 항공기 및 7천여문의 대포를 투입하며 기상조절 프로젝트를 실시중이다.

일본은 기상연구소(MRI)를 중심으로 2007년부터 5개년 실험계획을 수립해 실험중에 있다. 2012년 1월부터는 2차 실험계획을 추진중이다. 나카타현 댐 지역을 목표지역으로 설정해 인공강우 실험을 실시하고 지상, 항공관측, 모델링 등의 기술을 이용해 검증하고 있다.

우리나라…정책적 투자 미흡

우리나라 역시 인공증설 등 기상조절 사업을 추진중이다. 2003년 이후부터 기상청의 국립기상연구소와 강원지방기상청이 협력해 대관령에 ‘구름물리선도관측센터’를 설립해 인공증설 등의 기상조절 연구를 하고 있다.

최근 4년간 총 19회의 항공실험을 수행하고 실험기술의 노하우를 획득했다. 현재는 인공증설과 증우기술의 검증 체제를 구축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07년 부터는 염화칼슘 연소탄을 활용한 지상 안개 조절 실험도 진행중이다.

하지만 기상선진국에 비해 연 5억원의 적은 예산과 5명의 연구인력, 부족한 항공실험 장비 등 열악한 연구 환경이 문제다. 김포공항에서 안개로 인한 지연/결항 피해액은 5년 동안 약 1천억에 달한다. 안개소산기술을 통해 피해액을 10% 가량 저감한다면 연간 100억원의 경제 손실을 절감할 수 있다. 경제적 효과에 비해 정책적 투자가 미흡한 실정이다.

<항공실험에 쓰이는 비행기>

정다운 기자 jdw2218@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