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더 Inside > 웨더 Inside > 기상청, 세계 6위 기상강국 발돋움

2011년 5월에는 세계기상기구(WMO) 총회에서 2007년에 이어 연속으로 집행 이사국에 당선되는 성과를 올렸다. 기상분야 리더국으로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23일은 세계기상기구(WMO)의 발족을 기념하는 세계기상의 날. 이를 계기로 세계 6위의 기상강국을 꿈꾸고 있는 기상청의 오늘과 내일을 짚어 본다.

■ ‘세계 7위’의 기상선진국을 만든 주춧돌들

우리나라는 2010년 6월 27일 천리안위성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세계 7번째 기상위성 보유국이 됐다. 기존에는 외국 위성에서 30분 간격으로 자료를 받아썼다. 지금은 천리안 위성을 통해 8분 간격으로 한반도를 관측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관측시간이 빨라져 위험기상에 대응하는 능력이 제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천리안위성자료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30개국에 실시간으로 제공되고 있다.

바다 위 움직이는 기상대라는 별명의 ‘기상1호’도 기상선진국을 만드는 데 크게 일조했다. 기상1호는 고층·해상·해양·환경 관측이 동시에 가능한 국내 최초의 기상관측선이다. 2011년 6월 21일 본격적인 관측활동을 시작했다. 위험기상이 예상되는 곳으로 빠르게 이동해 조기관측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 기상청의 수치예보기술은 세계 6위에 랭크될 정도로 발달해 있다. 전 지구 규모의 수치예보모델 기술을 가진 나라는 단 13개국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 우리나라는 EU, 영국, 일본, 미국, 프랑스와 함께 수치예보 모델의 오차가 작은 나라에 속한다.

수치예보기술의 선진화를 이루는 데는 슈퍼컴퓨터의 역할이 컸다. 수치예보모델은 복잡한 방정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슈퍼컴퓨터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1999년 슈퍼컴퓨터 1호기, 2004년 2호기를 도입했고, 2010년에 3호기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2008년 63.5에 해당했던 수치예측모델오차가 2011년에는 46.6으로 내려가면서 정확한 예보에 일조하고 있다.

기상청은 날씨예보의 영역을 넘어 각종 재난과 기후변화로 야기될 수 있는 국가적 위기에도 적극 대응해왔다. 작년 3·11 일본 대지진이 발생하자마자 지진해일 영향 및 방사능 확산 가능성을 분석해 발표하는 등 빠른 선제대응으로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2050년까지 각 시·군·구별 구체적인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발표해 정부의 미래 정책수립에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 기상청의 미래비전, “전세계로 기상영토를 넓혀라”

조석준 기상청장은 최근 “세계기상의 날을 계기로 기상청이 세계 7대 기상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우리나라의 기상영토를 전세계로 넓혀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상청은 현재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6위의 기상기술 선진국으로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상청은 지난 여름 특이기상과 극한기상에 시달리던 국민들로부터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는 속도에 비해 사전 대처 능력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질타를 받았다. 위험기상에 대응하는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상청은 우선적으로 감시망을 확충하고 첨단화시킬 예정이다. 또한 전국의 날씨정보를 사용하는 26개 기관의 3519개소의 기상관측자료를 공동 활용함으로써 위험기상에 대응하는 능력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2011년 본격 운행에 들어간 천리안 위성과 기상1호의 활용도를 높여 수치예측 융합활용기술도 개발할 예정이다. 강수량을 추정하는 기술이 강화돼 초단기 및 동네예보의 품질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태풍피해를 경감시키기 위해 태풍의 근원지인 열대저압부를 24시간감시해 예측정보를 생산함으로써 태풍예보 역량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위험기상 예보의 강화를 위해 2016년까지 다목적항공기 도입을 추진 중이다. 다목적항공기는 태풍이 발달되는 것을 감시하거나 기후변화 추적, 화산폭발 감시, 대설 관측 등에 쓰인다. 기상1호 외에도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특성을 고려해 2000t급 기상관측선 추가 건조도 추진 중에 있다.

기상청은 세계 6위를 달성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날씨 서비스 사용자의 만족’이라고 보고 있다.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고 국민생활 접점에서 기상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에 진력하겠다는 뜻이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규모를 줄이기 위해 지역별 재해취약성을 조사해 중장기 개선 계획을 마련 중이다. 태풍과 같이 빈번히 일어나는 재해의 특보기준을 국민들이 쉽게 인지하고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단순화하게 된다.

서민생활 중심의 기상서비스를 위한 노력도 한창이다. 하루에 한 번 생산하던 주간예보를 하루에 2번까지 세분화해 발표해 국민편의를 도모한다. 또한 상습적으로 안개가 일어나는 구역에는 상세 안개정보 서비스도 도입한다. 노인이나 장애인 등 기상정보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을 위한 SMS제공도 확대된다.

IT 강국의 특성을 활용해 뉴미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맞춤형 기상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위험기상정보를 스마트폰을 통해 전송하는 자동 알리미 서비스, 네비게이션과 날씨 정보를 융합한 웨비게이션 서비스를 올해 9월 중 선보일 예정이다.

산업·경제 분야에 리스크로 작용하는 날씨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경영자가 날씨정보를 경영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기후자료를 통합해 웹에서 제공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날씨경영인증제도’를 도입해 날씨요소를 기업경영의 리스크에서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진행 중이다.

기상영토 확장을 위해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도 필수다. 조석준 기상청장은 “국제무대에서 국가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국제기구 내 역할과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IPCC(기후변화 국제협의체) 제5차 평가보고서 작성에 참여하고, WMO 정보시스템의 운영기반을 마련하는 등 참여의 범위를 적극 넓혀가고 있다.

전략적 동반자로서 기상선진국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동북아 황사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한·중·일 공동 연구단의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슈퍼컴퓨터 사용국간의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기상선진국으로서 동남아·아프리카 등 개도국의 기상업무 현대화를 위한 사업지원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개도국 대상 교육훈련과정을 운영하고 초청연수를 추진하는 등 공여국으로서의 역할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정다운 기자 jdw2218@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