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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찾아 온 우주쇼, 이번엔 날씨가 우리 편이 돼줄까?
6월 6일(수) 오전 7시 9분 38초부터 오후 1시 49분 35초까지의 약 6시간 40분. 2004년 이후 8년 만에 ‘금성의 태양면 통과’가 예정돼 있는 시간대로 모처럼 진기한 우주쇼가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날씨다. 기상청이 31일 오전 6시 내놓은 주간예보에 따르면 오는 6일(수)은 ‘전국적으로 구름 많은 날씨’가 전망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아직 일주일이 남아 있어 당일 기상이 예보와 달라질 수도 있긴 하다. 하지만 현재 예보가 적중한다면, 모처럼의 우주 빅쇼를 완전 '즐감' 하기에는 한계가 있게 된다.
같은 현상이 있었던 지난 2004년 6월 8일에도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씨여서 뚜렷한 관측이 거의 불가능했다. 이번에는 통과하는 모습을 잘 관측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지만 날씨가 심술을 부리지 않을지 걱정이 된다.
한국천문연구원은 30일 "오는 6일 오전 7시 9분 38초부터 오후 1시 49분 35초 사이 우리나라 전역에서 금성이 태양을 통과하는 현상을 관측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금성은 태양계의 행성 중에서 지구와 그 크기가 가장 비슷한 행성이지만(지구 크기의 0.95배) 태양과 비교한다면 작은 점에 불과하다. 그래서 금성이 태양을 지나가는 모습은 몇 시간에 걸쳐 작은 점이 태양 표면을 가로지는 것처럼 보인다. 이번 현상은 태양 면의 약 11시 방향으로 금성이 들어갔다가 약 2시 10분 방향으로 빠져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 금성의 태양면 통과는 1882년 12월 6일과 2004년 6월 8일이었다. 특히 이번에 우리나라는 전 과정을 관측할 수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에 속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 외에는 인도네시아 일부와 중국 동부, 러시아 일부, 일본, 미국 알래스카 정도가 전 과정 관측이 가능한 지역이다. 유럽과 북미 지역은 일부 진행시간에만 관측이 가능하다.
다음 통과는 2117년 12월 11일과 2125년 12월 8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기회를 놓치면 105년 후나 113년 후에나 볼 수 있게 된다. 한편, 금성이 태양 표면을 지나는 현상을 맨 처음 관측했던 때는 1639년 12월 4일로 영국의 아마추어 천문학자인 제러미 호럭과 그의 친구 윌리엄 크랩트리가 발견했다.
금성은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보다 안쪽을 공전하는 행성이다. 따라서 종종 이러한 현상이 일어날 거라 생각되지만 금성의 공전궤도와 지구의 공전궤도는 약 3.4°(태양의 크기는 0.5°)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지구-금성- 태양이 같은 방향에 있다고 하더라고 매번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이 현상은 8년-105.5년-8년-121.5년 주기로 일어난다.
금성의 태양면 통과 현상은 천문학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금성이 태양 표면을 통과하는 과정을 연구하면 멀리 있는 별 주변을 공전하는 외계행성 탐색 연구에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별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 별 앞쪽을 지나갈 때 생기는 별빛의 미세한 밝기 변화를 포착하는 방식은 외계행성탐색의 중요한 방법이다. 2009년 천문연이 발표한 ‘두 개의 태양을 가진 외계행성 발견‘ 논문은 지난 2년간 미국 천문학회지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 5편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현상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태양빛을 줄여주는 태양필터를 사용해야한다. 특히 쌍안경이나 천체망원경을 통해 직접 태양을 보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하지만 눈 보호 필름이 부착된 단망경(쌍망경의 한쪽에 해당)을 사용하면 금성을 뚜렷이 볼 수 있다. 단, 배율이 높은 망원경은 태양 전체가 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용접용 마스크 유리나, 여러 겹의 셀로판지를 CD에 겹쳐서 보는 방법도 가능하다. 은박지 등에 바늘구멍을 내고 적당한 거리로 초점을 맞춰 흰 종이에 투영해서 보는 방법도 있다.
한편, 한국천문연구원은 국립과천과학관과 함께 6일 과천과학관에서 금성의 태양면 통과 관측 행사를 진행한다.
<사진 및 그래픽 자료 = 한국천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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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