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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중인 직장인 이수희(27) 씨는 최근 마트를 찾았다 깜짝 놀랐다. 고구마의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오른 탓이다. 1kg짜리 고구마 한 봉지의 가격은 7~8000원에 달했다. 밥보다 칼로리는 낮지만 포만감이 커 ‘고구마 다이어트’를 선택한 이수희 씨는 “다이어트도 돈 없으면 못하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날씨가 좋지 않아도 수확량이 좋아 흉년에는 밥 대신 먹었다는 고구마. 올해는 ‘구황작물’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가격이 폭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도매가격정보에 따르면 29일 현재 상품 고구마 10kg은 5만1400원이다. 지난해 3만5300원에 비해 68%나 올랐다.
소매가도 마찬가지다. 상품 고구마 1kg이 29일 현재 7612원이다. 4월까지만 해도 6636원이었던 고구마가 한 달 사이에 1000원이 껑충 뛰었다. 지난해에는 5217원이었다.
원인은 작년 여름 폭우다. 지난해 6~8월 집중적으로 내린 비 때문에 고구마 생산량이 전국적으로 20~30% 정도 줄었다.
고구마는 일조량이 부족하면 광합성이 감소해 수량이 줄어든다. 광합성을 하기 위해 줄기와 잎의 수는 늘어나지만 덩이뿌리에 저장되는 영양분이 적기 때문이다. 비가 많이 오면 줄기 마디마다 뿌리가 발생해 생육에 불리하다. 특히 수확기 때 강우량이 많으면 품질이 떨어지고 저장력도 약해진다.
고구마는 6월 말부터 하우스에서 재배한 물량이 공급된다. 밭에서 재배한 고구마는 8월부터 11월까지 생산된다. 이후에는 것은 전년도 생산한 고구마를 저장한 뒤 판매한다. 때문에 현재 판매되고 있는 것은 지난해 생산된 고구마다.
보통 전년도 저장한 고구마가 6월 말까지 안정적으로 공급되면서 햇고구마 출하 시기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지난해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저장량이 일찍 바닥을 드러낸 것이다.
지난 겨울의 이상 한파도 고구마 가격 급등의 원인 중 하나다. 저장중이던 고구마가 한파에 썩은 탓이다. 저장 고구마는 기온이 10℃ 이하로 떨어지면 썩기 시작한다. 작황이 부진했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기름값도 오르면서 저장 상태가 나빴던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전문가들은 햇고구마가 본격적으로 생산되는 늦여름에서 가을쯤에야 고구마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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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