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더위가 가장 심하다는 대서(大暑)다. 24절기 중 12번째에 해당하는 절기로 소서(小暑)와 입추(立秋) 사이에 있다. 대체적으로 양력 7월 23일경(음력으로는 6월 중) 대서가 들어선다. 올해는 그보다 하루 빠른 22일.
이 절기에는 태양의 황경이 대략 120°에 달한다. 여기서 황경은 천구(天球)상의 태양의 궤도인 황도의 극에서 어떤 천체를 지나는 대원(大圓)이 황도와 교차하는 점과 춘분점 사이의 각거리를 말한다.
중국에서는 대서 기간을 5일씩 끊어서 3후(候)로 정했다. 제1후에는 썩은 풀이 화해 반딧불이 되고 제2후에는 흙이 습하고 무더워지며 제3후에는 때때로 큰 비가 내린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시기가 중복(中伏) 전후로 대개 장마가 끝나고 더위가 가장 심해지는 때다. 하지만 때때로 장마전선이 늦게까지 한반도에 걸쳐 있으면 이 시기에 큰 비가 내리기도 한다.
대서 이후 20여일…‘무더위’ 찾아오는 전형적인 여름날씨
이 시기에 여름 한낮 소나기가 내려 뜨거워진 대지를 식히고 다시 햇빛이 나면 대지를 달구고 가끔 소나기가 온 뒤 미꾸라지들이 마당에 떨어져 버둥거리기도 한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이는 빗줄기를 따라 하늘로 치솟았다가 땅으로 떨어지는 표현과 그 의미가 같다.
한편 대서 이후 20여일은 1년 중 가장 무더운 시기로 예로부터 "염소뿔이 더위에 녹는다" 고 견디기 힘든 이 시기를 표현했다. 비가 많이 내려 습도까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찾아오는 전형적인 우리나라 여름날씨다.
“과일은 대서(大暑) 때 가장 맛있다?”…햇밀과 보리 즐겨먹는 시기
대서는 중복 무렵일 경우가 많아 삼복더위를 피해 술과 음식을 마련해 계곡이나 산정(山亭)을 찾아가 노는 풍습이 있다. 불볕더위, 찜통더위도 이쯤 겪게 된다. 무더위를 삼복으로 나눠 소서와 대서라는 큰 명칭으로 부른 것도 무더위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쳐 주기 위해서다.
이 시기에는 참외, 수박, 채소 등이 풍성하고 과일은 이때가 가장 맛있다. 비가 너무 많이 오면 과일의 당도가 떨어지지만 가물면 단맛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또 햇밀과 보리를 즐겨먹는 시기로 알려졌다. 한여름에는 햇밀에 팥을 갈아 넣은 수제비나 칼국수를 많이 먹었는데 이는 밀이 풍부했던 시기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 더위에 지쳤을 때 추어탕을 해먹으면 기운이 난다고 해서 즐겨먹기도 했다.
한편 이 무렵이 되면 농촌에서는 김매기, 논밭두렁의 잡초베기, 퇴비장만과 같은 농작물 관리에 쉴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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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