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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 오늘(28일)은 삼복(三伏) 가운데 중간에 드는 복날, 바로 중복(中伏)이다. 더위가 가장 심하다는 절기인 대서(大暑)가 지나고 중복이 찾아왔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더운 한 주였다.

 

삼복은 1년 중 가장 더운 기간으로 이를 '삼복더위'라 한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더위를 이겨 내라는 뜻에서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빙표(氷票)를 줘 관의 장빙고에 가서 얼음을 타가게 했다. 복중에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아이들과 부녀자들은 여름 과일을 즐겼으며, 어른들은 술과 음식을 마련해 산간계곡으로 들어가 탁족(濯足)을 하면서 하루를 즐기기도 했다. 한편으로 해안지방에서는 바닷가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면서 더위를 이겨냈다.

 

 

더운 삼복에는 몸을 움직이기가 몹시 힘들어 밥알 하나의 무게조차도 힘겹다는 뜻으로 ‘삼복 기간에는 입술에 묻은 밥알도 무겁다’라는 속담이 있다. 삼복 기간에 더위를 이겨 내기가 힘겨움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쓴다. 이번 중복 날씨도 바로 이 속담과 맞아 떨어지겠다.

 

주말이자 중복인 오늘도 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 지방의 낮 최고기온이 33℃ 이상 오르는 지역이 많겠다. 당분간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편 중복 절기와 관련된 또다른 속담으로 '중복물이 안 내리면 말복물이 진다'도 있다. 중복에 장마가 지지 아니하면 말복에 가서라도 틀림없이 장마가 진다는 말이다. 여기서 중복물은 중복 무렵에 내리는 큰비를 뜻하는 북한어다.

 

그밖에 '삼복더위에 고기국 먹은 사람 같다'는 속담도 있다. 이는 몹시 무더운 삼복에 더운 고깃국을 먹고 땀을 뻘뻘 흘리는 사람 같다는 뜻으로 땀을 몹시 흘리는 사람을 놀림조로 표현할 때 쓰인다.

 

 

한편 올 장마는 유난히 짧고 약했다. 6월 하순 오호츠크해고기압의 세력이 평년보다 강해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쪽으로 확장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중부지방은 장마도 늦게 시작됐다.

 

올해 장마기간은 남부지방과 제주도에서 30일로 평년(32일)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중부지방에서는 19일로 평년(32일)보다 14일이나 짧았다. 장마기간 전국 평균 강수량은 292.1mm로 평년(357.9mm)보다 적었다. 또한 전국 평균 강수일수도 14일로 평년(17일)보다 3일 적었다.

 

이번 장마기간 동안은 오호츠크해고기압 세력이 유독 강해 기단(氣團) 힘겨루기에서 북태평양고기압이 밀렸다. 하지만 이젠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점령해 연일 찜통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정연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