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이 35℃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폭염특보제가 시행된 이래 서울에서 첫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다. ‘푹푹 찐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날씨 탓에 불쾌지수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불쾌지수란 날씨에 따라서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는 정도를 기온과 습도를 이용하여 나타내는 수치다. 불쾌지수가 70~75인 경우에는 약 10%의 사람이, 75~80인 경우에는 약 50%, 80 이상인 경우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불쾌감을 느낀다. 그러나 여름철 불쾌감은 단순히 높은 기온 때문만이 아니라 습도의 영향도 크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끈적끈적 불쾌감 상승···“기온·습도의 합작품”
낮 최고기온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불쾌지수가 높은 것은 아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전국 79개 주요관측지점 중 불쾌지수가 가장 높은 지역은 제주 성산이다. 불쾌지수가 84.7로 높았지만 낮 최고기온은 31.8℃로 다른 지역들 보다는 낮은 편이었다.
전남 해남도 낮 최고기온 32.2℃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던 지역보다 3℃ 이상 낮았지만 불쾌지수는 84.5를 기록했다. 서귀포도 낮 최고기온 30.7℃에 불쾌지수는 83.6에 달했다.
최고기온과 불쾌지수가 비례하지 않는 이유는 불쾌지수를 계산할 때 습도도 함께 고려하기 때문이다. 불쾌지수 산출 공식은 ‘0.72(기온+습구온도)+40.6’이다.
당시 제주 성산의 기온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습도는 84%로 높은 수준이었다. 같은 날 백령도도 낮 최고기온 27.6℃에 불과했지만 습도가 86%에 달하면서 불쾌지수가 77.7을 기록했다. 이날 전국 대부분 지방의 불쾌지수는 80 이상으로 거의 모든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는 수준이었다.
지난 2일 속초의 오후 4시 기온은 24.1℃에 불과했다. 그러나 습도는 무려 97%로 나타나 불쾌지수가 75.1까지 올랐다. 울릉도의 기온은 28℃였지만 습도가 89%에 달하면서 불쾌지수가 80.9를 기록했다. 제주 역시 기온이 25.9℃로 다른 지역에 비해 높지 않았지만 습도가 90%를 기록하면서 80.5로 높았다.
불쾌지수 오르면 신체·정신적 건강 신경써야
보통 사람은 체온이 올라가면 신체에서 땀이 증발하면서 체온을 낮춘다. 그러나 습도가 높으면 땀이 나도 증발이 잘 되지 않아 체온을 낮추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불쾌지수가 올라가면서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해를 끼친다.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불쾌지수가 높으면 심신이 지치고 면역력이 떨어져 지병이 악화되거나 재발하기 쉽다. 특히 불쾌지수는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무너뜨려 위산분비를 촉진시킨다.
스트레스 지수 또한 덩달아 치솟아 기분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후덥지근한 날씨 때문에 쉽게 짜증을 내며 사람들 간 시비가 생길 수 있기 때문. 평소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있는 사람은 쉽게 울적해지기 쉽고, 불안해 할 수 있으므로 평소와 달리 일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이 감소하고, 수면장애, 체중·식욕의 심각한 변화 등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불쾌지수를 낮추려면 에어컨을 이용해 실내온도를 23~25℃로 유지하되 실내외 온도 차이가 5~8℃를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자칫 냉방병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계절 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먹어 충분한 수분과 무기질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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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