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해양수산과학원이 도내에서 생산되는 9월 제철 웰빙 수산물로 ‘전어’와 ‘낙지’를 선정했다.

 

‘전어 대가리엔 참깨가 서말’, ‘집 나간 며느리 전어 굽는 냄새 맡고 돌아온다’, ‘가을 전어 한 마리가 햅쌀밥 열 그릇 죽인다’는 말이 전해진다. ‘바다의 깨소금’이라 불리는 전어는 9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가 제철이다. 싱싱한 전어회를 맛보려는 식도락가들이 발길을 남해안으로 향하는 시기다. 가을 전어의 지방 성분은 봄·겨울보다 최고 3배나 높다. 이는 겨울을 보내기 위해 가을까지 몸에 지방을 축적하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가을에 전어를 먹으면 고소하고 구수한 맛이 난다.

 

조선시대 실학자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전어를 한자로 전어(箭魚)라고 쓰고 ‘기름이 많고 맛이 좋고 짙다’고 기록했다. ‘난호어목지’와 ‘임원경제지’에는 ‘그 맛이 좋아 사는 사람이 돈을 아끼지 않기 때문에 전어(錢魚)라고 한다’고 쓰기도 했다.

 

한방에서는 전어가 소변기능을 돕고 위를 보하며 장을 깨끗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전한다. 실제로 DHA와 EPA 등 불포화지방산이 들어있어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므로 성인병 예방에 효능이 있다.

 

특히 전어에 들어있는 칼슘은 우유보다 약 2배, 소고기보다 약 11배 많은 양이다. 따라서 피부미용 뿐만 아니라 골다공증에도 좋다. 또한 간세포 재생을 촉진시켜 피로 회복을 돕는 효과도 있다.

 

한편 ‘뻘 속의 산삼’이라 불리는 낙지는 봄에 산란을 하고 나서 여름을 거쳐 가을에 생육이 왕성하기 때문에 찬바람이 부는 9월에 먹어야 제맛이다.

 

‘오뉴월 낙지는 개도 안먹는다’는 말도 전해진다. 이 무렵의 낙지는 산란기를 맞아 영양가가 없기도 하거니와 산란 전 포획을 방지하려는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자산어보’에선 ‘영양 부족으로 일어나지 못하는 소에게 낙지 서너 마리를 먹이면 그대로 벌떡 일어나며 맛이 달콤해 회나 국, 포를 만들기에 좋다’고 극찬한 내용이 전해진다.

 

낙지에는 타우린이 34%나 들어 있고 인과 철분, 칼슘 등 각종 무기질과 아미노산을 듬뿍 함유하고 있어 시력·피로 회복, 빈혈 등에 효과적이다.

 

특히 낙지의 감칠맛을 내는 성분인 베타인은 심장질환을 유발시키는 물질을 억제시켜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해주며 두뇌 발달 및 염증을 억제하는 항산화작용도 한다.

 

임여호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장은 “선선한 기운이 느껴지는 가을에 보약 대신 입맛도 돋우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보양 수산물로 ‘전어와 낙지’를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정연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