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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직원 18명이 고객들이 납부한 신용평가 수수료, 중도금 상환 수수료 등을 수백차례에 걸쳐 수억원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에는 고객 돈 31억여원을 횡령한 우리은행 모 간부가 경찰에 구속됐다. 하나은행 한 직원은 2009년 회사 공금 1800억원을 횡령한 건설사 직원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쇠고랑을 찼다.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비리로 옷을 벗은 금융사 임직원은 469명. 올해는 8월 말까지 모두 447명이 징계를 받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222명)의 2배가 넘는다. 피해 규모는 2006년 874억원에서 2010년에는 2736억원으로 3배 이상으로 늘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허술한 감시망과 솜방망이 처벌이 비리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성폭행을 당한 여성이 정신적 피해는 물론 뇌 기능에서도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의 뇌 영상 연구로 처음 밝혀졌다. 성폭행에 대한 기억을 지우려고 몸부림 치고, 수면 장애나 깜짝 놀라는 반응 등에 시달리는 후유증이 뇌 영상에 그대로 담긴 것. 아주대병원 핵의학과 안영실 교수팀이 성폭행을 당하고 나서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에 시달리는 19~51세 여성 12명의 뇌 영상과 비슷한 나이의 일반 여성 15명(32~53세)의 뇌 영상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안 교수는 “성폭행 피해 여성은 피해 당시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2차, 3차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 10명 중 8명은 “요즘 학생들이 남과 더불어 사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7월 전국 초·중·고교생, 학부모, 교사 등 총 5만7902명을 대상으로 ‘2012 인성교육 실태 조사’를 한 결과, ‘학생들이 신뢰와 협력, 참여 등 더불어 사는 능력이 부족한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 교사 중 80.3%가 '학생들이 더불어 사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인성(人性)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하는 교사들이 적지 않다. 한 교사는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이 학생 교육의 중심이다보니 예절보다 시험 점수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평생 모은 전재산 100억원을 연세대에 기부한 김순전(89)할머니 이야기가 화제다. 1923년 황해도 장연군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전쟁통에 남편과 함께 남쪽으로 내려왔지만 가진 건 이불 한 채가 전부였다. 서울에 정착해 장사를 하며 열심히 돈을 모았다. 버스비를 아끼려 후암동에서 동대문까지 걸어다녔고, 배가 고프면 허리띠를 졸라맸다. 악착같이 돈을 모아 건물을 샀고, 임대만으로도 먹고 살기에 문제가 없을 정도였지만 그는 평생을 검소하게 살았다. 김 할머니가 내놓은 기부금은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자택 등 4건의 부동산과 예금 등 100억원에 달한다. 어린시절 “딸이 무슨 공부냐”는 집안 분위기 때문에 배우지 못한 것이 한이었다. 그는 “어려운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줘서 훌륭한 일꾼으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중학생이 전기에 감전돼 숨이 멈춘 50대를 심폐소생술로 살려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인공은 서울 강북구 인수중학교에 재학 중인 마현기(15)군. 그의 선행은 최근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에 글이 올라오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마군은 5월 25일 집에서 청소를 하던 중 비명소리를 들었다. 근처 공사현장에서 사고가 생겼음을 직감하고 뛰어나가보니 50대 남성이 전선공사를 하다가 감전돼 전봇대 아래에 쓰러져 있었다. 숨이 멈춘 상태였다. 마군은 침착하게 학교 보건시간에 배운대로 심폐소생술을 했다. 이 환자는 다시 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마군의 신속한 조치로 새생명을 얻게 된 것. 마군은 “내 손으로 사람을 살리고 나니 삶에 대한 태도가 더욱 진지해졌다”며 “열심히 공부해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시 복지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푸른 눈’ 신부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뉴질랜드 출신의 브레넌 로버트 존(71) 신부가 그 주인공. 한국 이름은 안광훈이다. 1966년 한국땅을 처음 밟은 후 그는 줄곧 ‘빈자(貧者)의 등불’로 살아가고 있다. 1966년 강원도 정선의 본당 주임신부로 부임한 그는 가난한 농민들이 농협이 있으면서도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것을 보고 저소득층 대출을 위한 정선신용협동조합을 1972년 세웠다. 현재는 4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대규모 조합이 됐다. 1981년 서울 목동성당 주임신부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그의 헌신은 계속됐다. 철거민 100여 가구는 그가 마련해준 종잣돈으로 경기도 시흥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는 “여전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이 많다”며 “남은 생도 이곳에서 그들과 보내며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잘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유경 기자 leeyou@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