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15일. 대한민국이 어둠 속에 빠졌던 날이었다.
작년 이 무렵에 예상치 못한 늦더위가 한반도를 찾아오더니 15일 일최고기온은 김해 34.3℃, 대구 34.2℃ 등 기온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16일에도 고흥 34.1℃, 보성 33.7℃ 등을 기록했고, 17일에는 순창 34.3℃, 주암 34℃ 등 33℃ 이상의 높은 기온을 보였다. 9월 중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름철 더위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그 당시 한반도 주변 기압계를 보면 일본 남쪽에는 작은 태풍(열대폭풍)이 존재했고, 우리나라의 남쪽에는 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한 남서류가 유입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30℃ 이상 기온이 올랐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전국에 고온현상이 나타나면서 가을철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고 수급 상황도 급격히 악화되면서 15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순환정전이 실시됐다. 대정전사태가 벌어진 것. 당시 주택은 물론 정전으로 공장 가동도 중단됐다. 갑작스런 정전으로 승강기 사고와 교통대란 등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올 여름도 18년만에 맞은 최악의 폭염과 열대야로 정전사태가 올지 몰라 긴장된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 가을도 늦더위가 찾아올까.
무더위 이달 중순까지… 기온·강수량 하순부터는 평년 수준
기상청 기후예측과는 3일 1개월 전망(9월 중순~10월 상순)을 통해 “이달 중순까지 무더운 날씨를 보이겠으며 대기불안정에 의해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겠다”며 “그러나 하순부터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맑은 날이 많겠다”고 예보했다.
한편 대정전사태(9.15)가 발생했던 작년 9월 중순의 기온 평균값을 최근 10년값과 비교했을 때 평균기온 22.7℃(최근 10년값 21.5℃), 최고기온 27.3℃(〃 26.6℃), 최저기온 19.3℃(〃 17.6℃)을 나타내 모든 기온 요소에서 작년이 높게 분석됐다.
예보에 따르면 9월 중순 기온은 평년의 18~22℃보다 높겠고, 강수량은 평년의 46~90mm보다 많겠다. 주로 이동성 고기압과 기압골의 영향을 받겠지만 일시적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무더운 날씨를 보일 때도 있겠다. 대기불안정에 의해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오는 곳도 있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한 남서기류가 한반도에 공급된다면 올 9월에도 30℃를 웃도는 날씨가 나타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하순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맑은 날이 많다가 기압골의 영향을 받을 때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온은 16~21℃, 강수량은 24~63mm으로 평년과 비슷하겠다.
한편 10월 상순에는 이동성 고기압과 기압골의 영향을 받으면서 일교차가 크게 나타나는 날이 많겠다. 기온은 14~19℃, 강수량은 12~28mm로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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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화 기자 
